[정의]

조선 후기에 현재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가 속했던 인천도호부의 부사를 역임한 문신.

[개설]

박권(朴權)[1658~1715]는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문신으로 1699년(己卯) 4월 10일에 인천으로 부임하여 7월 23일까지 인천 부사를 역임했고, 1712년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 획정 때 조선 측 대표인 접반사(接伴使)로 활약했다.

[가계]

본관이 밀양(密陽)이며, 자는 형성(衡聖), 호는 귀암(歸庵)이다. 아버지는 원주 목사를 지낸 박시경(朴時璟), 어머니는 부사 김인량(金寅亮)의 딸인 안동 김씨이다. 홍석보(洪碩普)의 딸 남양 홍씨를 처로 맞아 딸 셋을 두었고, 아들이 없어 종질(從姪)[사촌 형제의 아들]을 후사로 삼았다.

[활동 사항]

박권은 1684년(숙종 10) 생원·진사시에 합격하고, 1686년 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성균관 전적(成均館典籍)으로 출사하였다. 1690년 노이익(盧以益), 윤하제(尹夏濟) 등의 처벌이 가벼웠다고 소를 올렸다가 승정원의 탄핵으로 도리어 평산(平山)에 유배되었다.

박권은 1692년(숙종 18)에 풀려나 고향에 은거하였다가 1694년 갑술옥사(甲戌獄事)로 서용(敍用)[죄를 지어 면관(免官)되었던 사람을 다시 벼슬자리에 등용함]되어 병조 좌랑이 되었다. 이어 사간원 정언(司諫院正言)이 되어 집의 유득일(兪得一)과 함께 장희재(張希載)를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상소하는 등 꾸준히 언론의 의무를 다하였다. 박권은 1699년(숙종 25)에는 예조 참의가 되어 과장(科場)의 폐습을 일소해보려고 상소하였다가 구설에 휘말려 인천 부사로 좌천되고, 4개월간 복무하다가 아버지의 상을 만나 사직하였다. 박권은 다시 서용되어 이조 참의, 경기 감사, 형조·병조 참판, 대사헌을 거쳐 1711년 사은 부사(謝恩副使)로 청나라에 다녀온 후 한성부 우윤에 제수되었다.

그 후 박권은 1712년 3월 54세의 나이로 청나라 사신 목극등(穆克登)의 접반사에 임명되어 한양을 떠나 100일 이상 1,000여 리의 북변의 강토를 둘러보고 조·청 두 나라의 국경을 확정하여 그 증거로서 백두산 정계비(白頭山 定界碑)를 세우고 돌아왔다. 이후 병조 참판, 동지의금부사(同知義禁府事)를 거쳐 호조와 공조를 제외한 4조의 판서를 역임하였고, 1715년 사망하였다.

『숙종실록(肅宗實錄)』의 졸기에 따르면 박권은 총명하고 민첩하며 재능과 국량이 있었고, 언어와 논의 또한 과감했으며, 일을 꾀하는데 예리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또 박권에 대하여 영의정을 지낸 이여(李畬)[1645~1718]가 쓴 묘표에는 “투철하고 강단이 있으며 선을 즐기고 의를 좋아하며 …… 조금도 귀하고 세력 있는 집에 의지하려 하지 않아 이 때문에 번번이 당로자들에게 미움을 받았으나 공은 이겨내었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학문과 저술]

박권이 1712년 조·청 간의 국경 획정 때 조선 측 대표로 참여했던 내용을 적은 『북정 일기(北征日記)』가 남아 있다. 현재 원본의 행방은 알 수 없고, 일제 강점기 때 조선사 편수회가 펴낸 유일본이 국사 편찬 위원회 도서실에 전한다. 내용은 1712년 3월 19일에서 7월 13일까지의 백두산 사계 과정이 일기체로 기록되어 있다.

[묘소]

박권의 묘소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동화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