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에 현재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가 속했던 인천도호부의 부사를 역임한 문신이자 서화가.

[가계]

본관은 김해(金海), 자는 여경(餘慶), 호는 남창(南窓)이다. 아버지는 목사 김언겸(金彦謙)이고, 어머니는 광주 이씨(廣州李氏)로 진사 이중경(李重卿)의 딸이다.

[활동 사항]

김현성(金玄成)[1542~1621]은 1561년(명종 16)에 사마시(司馬試)[생원과 진사를 뽑던 시험인 소과(小科)]에 합격하고 1564년(명종 19)에 문과에 급제한 뒤 교서관[경서(經書)의 인쇄나 교정, 향축(香祝), 인전(印篆) 따위를 맡아보던 관아] 정자(校書館 正字)가 되었다. 다시 홍문관 저작(著作)·박사(博士)에 전임되었다가 성균관 전적(成均館典籍)에 올랐으며 이어 공조 좌랑(工曹佐郞), 아산 현감(牙山縣監), 승문원[외교에 대한 문서를 맡아보던 관아] 교검(承文院校檢), 문화 현령(文化縣令)을 역임하였다.

김현성은 1582년 어머니 상을 치루고 다시 금산 군수(錦山郡守)를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임금을 의주(義州)까지 호송하였다. 1593년 예빈시[빈객의 연향과 종재(宗宰)의 공궤를 맡아보던 관아] 정(禮賓寺正)과 비변사랑(備邊司郞)을 겸하였다. 그리고 1599년 4월에 인천 부사로 부임하였는데, 명나라 장수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하여 부임 4개월 만인 8월에 파직되었다.

김현성은 1602년 양주 목사(楊州牧使), 괴산 군수(槐山郡守)를 지내다가 봉상시[제사(祭祀)와 시호(諡號)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 정(奉常寺正), 상의원[임금의 의복과 궁내의 일용품, 보물 따위의 관리를 맡아보던 관아] 정(尙衣院正)으로 옮기고 1608년 선조의 옥첩(玉牒)[죽은 사람의 이름과 태어나고 죽은 날, 행적, 무덤의 위치와 좌향(坐向) 따위를 적은 글]을 쓴 공으로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에 제수되었다. 1617년(광해군 9) 돈령부(敦寧府)[왕실 친척들의 친목을 위한 사무를 맡아보던 관아]의 동지돈령부사(同知敦寧府事) 때 왕명으로 평양 기자비의 비문을 베껴 왔으며 인목 대비(仁穆大妃) 폐모론(廢母論)에 불참하고 사직하였다.

[학문과 저술]

김현성은 시·서·화에 두루 능하였는데, 그림보다는 글씨에 뛰어났으며 특히 시에 능하였다고 한다. 지방의 외직을 맡았을 때 감회를 읊은 시와 영물시(詠物詩)를 많이 남겼다. 글씨는 조선 초에 유행하였던 우아하고 균정(均正)된 모습을 지닌 송설체(松雪體)[원나라 초기의 조맹부의 서체]를 따랐다. 현재 전하는 그림은 없고 서예 유작으로 행서로 쓴 「주자시(朱子詩)」가 남아 있다.

김현성은 서예에도 일가를 이뤄 다수의 비문(碑文)이 현존하고 있다. 금석문으로는 숭인전 비문(崇仁殿碑文), 이충무공 수군 대첩비문(李忠武公水軍大捷碑文), 조헌 순의비문(趙憲殉義碑文), 신숭겸 충렬비문(申崇謙忠烈碑文), 정언 유격 묘비문(正言柳格墓碑文) 등 다수가 전하고 있다. 아울러 김현서의 시 138수(首)를 모은 『남창 잡고(南窓雜稿)』가 있는데, 1634년(인조 12) 김현성의 문인이었던 오숙우(吳肅羽)가 간행하였다.

[상훈과 추모]

2009년 문화재청에 의해 국립 고궁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김현성의 필적(筆跡)이 보물 제1626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