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201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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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오메기 듬벙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 |
집필자 | 박은정 |
[정의]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에 있던 오메기 듬벙의 명칭 유래 이야기.
[개설]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에 있던 오메기 듬벙의 명칭이 유래하게 된 내력을 알려주는 자연물 명칭 전설이다. 듬벙에서 머리가 다섯 달린 메기가 나왔다고 해서 오메기 듬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의성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의성 군지』에 「오메기 듬벙」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의성 문화 관광’ 홈페이지에도 같은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내용]
의성군 안계 평야의 서남쪽에는 오메기 듬벙이 있었다. 단밀면 용곡리(龍谷里) 수월 마을의 바로 동쪽 편에 해당된다. 오메기 듬벙이 있던 자리는 지금은 경지 정리가 되어 웅덩이가 있던 자리라는 것을 겨우 알 수 있을 뿐이다. ‘듬벙’은 ‘웅덩이’의 의성 지역 방언이다.
오랜 옛날 오메기 듬벙은 실꾸리 하나를 다 드리워도 모자랄 만큼 그 깊이가 깊었다. 하루는 가난한 농부 부부가 아기를 듬벙 옆에 눕혀 두고 논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다섯 개 달린 커다란 메기가 나와서 아기를 삼켜 버렸다고 한다. 머리가 다섯 달린 메기가 나왔다고 하여 오메기 듬벙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오메기 듬벙에는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한다. 오메기 듬벙은 그 깊이가 얼마인지 알 수도 없었고 물고기도 한없이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무서운 이무기가 듬벙 안에 도사리고 있다고 하여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함부로 다가가지 않았다.
그런데 1940년경 이 마을에 사는 담력이 센 한 청년이 오메기 듬벙에 과연 이무기가 살고 있는지 바닥을 확인하여 그 신비를 벗겨보고자 나섰다. 단북면 용천리 출신으로 이씨 성을 가진 그 청년은 당시에 많지 않았던 발동기 기술자이기도 하였다. 청년은 양수기 3대를 가지고 와서 물을 퍼내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물이 줄어든 듬벙 바닥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우글거렸다. 다만 막상 물을 퍼보니 전설로 얘기하는 것처럼 듬벙은 그렇게 깊지는 않았다.
한편, 그즈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오메기 듬벙의 한가운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기 시작하더니 이것이 모여서 하늘로 높이 올라가 우산처럼 퍼져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청년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을 직감하였다. 순간 겁에 질린 청년은 자기 마을인 단북면 노연리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도망쳤다.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가 치고 하늘이 찢어질 듯 천둥소리가 나더니 굵은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추수가 머지않았던 안계평야의 보리는 번개를 맞아 그 자리에서 타작이 되어 버렸고, 우박이 떨어지는 바람에 마을 장독 수십 개가 깨졌다. 들판에 있던 송아지 세 마리도 주먹만 한 크기의 우박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청년은 자신이 벌인 일 때문에 생긴 엄청난 변고를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더 큰 위험이 닥칠까 두려워 멀리 객지로 도주해 버렸다. 여기저기 떠돌아 만주까지 갔다가 몇 년이 지나고서야 다시 고향에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청년은 그제야 자신이 벌였던 일과 변고에 대해 마을 주민들에게 고백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아기를 삼켜 버린 오메기 듬벙」의 주요 모티프는 ‘명칭 유래’와 ‘금기를 어긴 청년’, ‘재앙’이다. ‘오메기 듬벙’은 머리가 다섯 달린 메기가 나왔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이다. 그리고 금기를 어긴 청년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금기가 제시되고 그 금기를 어겨 큰 재앙을 받게 되는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광포 전설이다. 오메기 듬벙의 신비함에 의심을 품은 청년이 암묵적인 금기를 어기고 물을 퍼내는 바람에 번개가 치고 우박이 내려 고장의 농사를 망치게 된 사연을 담고 있다.